당신에게 있어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내가 느끼는 당신과는 다른 사람인가요?
당신이 보고있는 당신과 나의 거리가 알고싶어요.
알려주세요, 회색빛 사람.
푸른 바닷속《신 님》은 모두의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
이걸로 오늘은 총 11명째.. 언제까지고 이렇게 앉아서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걸까요?
"네에, 그래서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하아... 반복의 반복, 지루하네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저는 《신 님》 이니까..
".. -당신은 왜 스스로 괴물을 자처하나요? 난, 나는..! 괴물이고 싶지 않아서 꿈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노래도! 전부 포기했는데! 왜.."
.....어라?
주위에는 모두 회색빛 사람들 뿐.
나는 당신에게 무엇일까요.
[아는 사람], [타인], [친구], [싫은 녀석]
확실히 정하지 못해서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는건가요? 음~.. 이해가 되지 않아요. 하지만 기분이 상한 것 같네요..? 사과하면 될까요?.."
인사는 해도 되나요, 어디까지라면 말해도 괜찮은건가요?
무엇을 하면 당신은 멀어지는 건가요.
하얀 모래 위, 바닷바람을 맞으며 반짝이던 소라고둥.
다시 생각해보면, 평생을 자신이 바라는지 아닌지도 모른채 그저 그렇게 살아온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그 사람은.. 그럼에도 내가 잃어버린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는걸.
"....그치만 역시 그렇게 소리치지는 말 걸 그랬나.."
당신에게 있어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내가 느끼는 당신과는 다른 사람인가요?
당신이 보고있는 당신과 나의 거리가 알고싶어요.
알려주세요, 눈 딱 감고.
길거리에서 우연히 보았던 그 사람은 푸른 교복을 입고있었다. 내가 바라던, 목표로 하던.. 그 교복을.
점점 인간으로 바뀌어가는 그 사람의 모습에 어쩐지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안심되는 동시에- 나는 두려워하는 무대를 태연히 올라가는게 질투가 나고, 그는 가질 수 있었던 내 꿈이 부러워서.
찾기만 하느라 잊어버렸지만, 당신은 나의 무엇일까요.
[아는 사람], [타인], [친구], [싫은 녀석]
확실히 정하지 못해서..
첨벙, 생각하던 도중 이어진 선율이 물 속으로 사라졌다. 물거품보다는 무거운 농도를 지니고, 서서히. 두터운 안개마냥 악몽을 안겨준, 저 어둡고 짙푸른 물 속으로..
"-카나타 씨?"
무엇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온 감각에 차가운 물의 온도가 닿는다. 잊으려 했었던 투명한 비늘이 손등부터 돋는게 느껴진다.
"콜록.. 카나타, 씨?"
까끌한 모래 사장 위, 젖은 옷은 차갑게 들러붙고, 물을 머금은 머리카락은 중력과 더불어 바닥으로 무겁게 끌어당긴다.
숨을 안 쉬어.. 어떡하지,
..
어깨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에선 짠 물방울이 떨어지고, 석양은 녹아내릴듯 타오르는데
작은 틈새로 숨이 옮겨갔다.
"..앗! 다행이다.. .. 어ㅡ?"
순간 얼굴이 달아오른 것처럼 보인다면, 그건 분명 전부 노을 탓이다.
이내 모래사장 위로 서둘러 뛰어간 것처럼 보이는 누군가의 발자국이 바람에 흩어졌다.
"...어라, 가 버렸네요..~?"
아쉬워라~.. 아, 그래도 기억났어요. 가끔 학교 주변에서 본 것 같은 얼굴. ..치아키처럼 제게 소원을 말해주지 않아요. 인어 씨는 그럼, 저와 친구가 되고 싶은 걸까요? ..그렇다면 좋을텐데..
인사를 건넨다면 잡담 정도는 할 수 있나요?
무엇을 하면 당신은 가까이 와주는 건가요.
"치아키, 깡패, 그리고 어여쁜 인어 씨,- 으음~..저는 정말로 신이 맞는걸까요..?"
내게 있어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이 느끼고 있는 나와 다른 사람이라면
두렵고, 불안해서,
당신과의 거리가 보이지 않아요.
들리지 않아, 들리지 않아요.
..
그 이후로도 소녀는 소년의 공연을 보러갔다. 공원에서 아이들과 히어로 쇼를 할 때에도, 그에게 새로운 후배들이 생겼을 때에도, 먼 발치에서, 늘. 막연히.. 모든 감정이 뒤섞여 소음을 자아내는걸 듣고만 있었다.
다만 소년도 그런 소녀가 자신을 보러 와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는 사람] 이 지속되는 사람
[타인] 이라고 금방 쓸 수 있는 사람
[친구] 가 가벼운 사람
[싫은 녀석] 이라고 말해주지 않는 사람 ..
당신과의 거리가 전혀 보이지 않아요.
당신에게는 보이고 있나요?
.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건 전부 신경쓰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소녀는 가끔, 아이들과 놀아주던 소년이 자신과 눈이 마주치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것 만으로 순식간에 행복해졌다. 여전히 무대는 두려웠고, 꿈은 완전히는 포기하지 못했다. 빠르게 뛰어오는 박동의 존재가 애정인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다만, 그런거라면
심장의 고동에 맞추어 노래를 하면 될 일이었다.
당신에게 있어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내가 느끼는 당신과는 다른 사람인가요.
내게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가 보이지 않아요.
그러니까, 알려줄 수 없어요.
가끔 소녀가 자리를 비우거나 하면, 소년은 외로워졌다.
빈 자리에 눌러앉은 공허함이 너무나 크게 다가오곤 할 때면 소년은 잠시 숨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다만 소녀의 목소리는 언제나 새로운 숨을 가져왔고, 그 공기는 정말로 달콤해서.. 닫았던 눈꺼풀을 살며시 들어올리는 순간 망막에 찌르는 듯한 빛무리가 어른거리고, 그 일련의 경험 후에는 언제나 소녀의 모습이 비추어오곤 했다.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빛조차 한 사람 앞에서는 전부 비켜 부서져 내린다.
당신에게 있어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내가 느끼고 있는 당신과 같다고 한다면
아주 조금, 조금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알고 싶어, 알고 싶어요 .
"낙야 씨는 이제 제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당신이 보고 있는 나와의 거리를 듣기 위해서
아주 조금만 더 가까이 가자고 생각하니까,
알려주세요, 회색빛 사람.
"저와 계속, 함께 해줄래요? ..기왕이면 영원히요~."
'About Nak and Kanat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나낙] 어버이날 기념 신카이 가족💙 (0) | 2022.05.09 |
---|---|
[카나낙] 달에서 온 이메일 w.마유님 (0) | 2022.04.04 |
[카나낙] 여름 하늘의 온도는 ?(비밀번호 오늘날짜! ) (0) | 2022.04.04 |
[카나낙] 여름의 바닷가를 너와 함께(비번:오늘날짜~) (0) | 2022.03.20 |
파도의 별(W.마유) (0) | 2022.03.12 |